조리원 퇴실 후 10일 째
조리원 퇴실 후 서울에서 1박, 대전에서 9박 10일째다.
서울에선 시어머니가, 대전에선 친정엄마와 함께 수연이 돌보기 중.
수연이는 하루에 7번 정도 먹는다. 나에게서 나야 할 모유가 충분치 않아 분유로 항시 보충하고 있다. 많이 먹으면 120cc 까지 먹는데 이런 경우는 하루에 1번 정도이고 보통 100cc를 먹는다. 다음주면 생후 1개월이 지나는데 1~2개월 사이에 평균 160cc를 먹는다고 하니 수연이도 먹는 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9일째 되던 날 400g 짜리 남양 아이엠마더 분유캔 2통을 비웠고, 오늘은 3번째 통을 개봉했다. 먹는 양이 늘어나면 개봉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모유가 마술을 부리지 않는 한..
기저귀는 9일동안 약 130장을 사용했다. 약 1.7시간 당 1장씩 소비한 것으로 계산이 된다. 배변은 하루에 1번 (많아야 2번)이니까 대부분 쉬야기저귀인데 수연이는 어찌나 깔끔(?)한지 자다가도 쉬야하면 '으앙'하고 울어주어 기저귀를 일부러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도 없다. 다른 아가들도 이렇게 알람으로 알려주는지 궁금하다.
수연이는 하루에도 여러번 울음을 우는데 울음에 특징이 있어서 쉬야를 했는지 배가 고픈지 아님 잠투정인지 또는 안아달라는 신호음인지, 잠결에 내는 울음인지 대강 구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애처로운 울음은 배가 고플 때이다. 심하게 배가 고프면 발을 걷어차듯이 바닥을 차며 아주 크게 '응애 응애'하고 운다. 적당히 배가 고프면 중간 소리로 '응애 응애'를 하고 발 걷어차기 등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쉬야하거나 응아를 하면 약간 짜증섞인 울음소리를 낸다. '응애 응애'라고 발음하지 않는다. 이런 때는 곁에 다가가 말을 걸어주고 기저귀를 만져주면 뚝 그친다. 엄마가 이제 곧 새 기저귀로 갈아주겠구나를 알고 신호보내기를 그치는 듯 하다. 문제는 응아인데 응아를 다 보고 우는게 아니라 응아를 시작해 놓고 신호를 주기 때문에 나는 수연이가 일을 다 볼 때까지 다리를 들어주고 기다려 줘야 한다. 격려를 해주면 응아를 더 잘 보는 것 같기도 하고..ㅋㅋ. 어쨌거나 당연한 인체의 매커니즘 이지만 신기한 경험이기도 하다.
잠투정이나 안아달라는 울음은 구별하기가 조금 어려운데 이건 앞뒤 정황으로 파악한다. 배불리 먹였고 기저귀도 갈아주었는데 잠 안자고 운다면 잠투정이나 안아달라는 신호로 본다. 처음에는 토닥여 주는 것으로 잠을 잤는데 지금은 안아줘야 한다. 심지어 안아주고 흔들어 줘야 하고 더 심할 때는 안아주고 젖을 물려야 한다. 한번에 끝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들었다 놓았다 눕혔다 여러번 반복될 때가 있고 이럴 때는 나도 힘들어 진다. 결국 젖물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 시간동안 나는 꼼짝없이 수연이 안고 두런두런 혼자말 해줄 수 밖에..
잘 자다가 울음 소리를 낼 때는 곧바로 수연이에게 다가가지 말고 잠깐 지켜보며 무서운 꿈이라고 꾸어 으앙 우는 건지 기저귀 신호인지 알아내야 한다. 꿈 꾸다가 내는 울음은 곧 그치고 이내 배시시 웃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연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한다. 엄마가 잘 알아들어 주기를 바랄 것이다. 우는 만큼 웃음도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수연이가 주는 웃음은 감동이니까.. ^^